한 선생님이 있다. 실력 있고 강의술도 뛰어나 학생들에게 제법 인기가 있다. 그런데 이 선생님이 과거에 많은 사회적 비리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선생님은 '윤리'를 담당하고 있으며 지도를 맡는 '학생주임'이다. 그날부터 이 선생님의 강의와 지도는 어떨까. '공자'를 강의하더라도 '공자'가 아니요, '학칙'을 지도하더라도 '학칙'이 아니다.
한 지도자가 있다. 돈 많고 처세술도 뛰어나 사회적으로 제법 인기가 있다. 그런데 대통령이 되기 전 사회 이력에서 교묘히 불법, 탈법을 많이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이 지도자는 대통령되어 입만 열면 '법치'와 '준법'을 강조하지만, 법은 자신에게는 고무줄이다. 이 대통령의 안정성은 어떨까. '법치'를 강조해도 '법치'가 아니요, '준법'을 권해도 '준법'이 아니다.
한 국회의원이 있다. 이 의원 역시 처세술이 뛰어나 지역구에서는 '말뚝'이다. 그런데 이 의원은 성추문, 주벽, 막말 등으로 수 차례나 파문을 일으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가장 많이 회부된 ‘윤리위 단골손님’으로 인식된 사람이다. 이런 의원이 한나라당 윤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되어 당원의 윤리를 따지게 된다. 어떨까. '윤리'를 권해도 '윤리'가 아니다.
우리는 이명박이 '준법'을, 주성영이 '윤리'를 권하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 부도덕한 정권이 이 나라의 도덕을 뿌리째 갈아엎는 모습을 여실히 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엿장수 가위질에 홀려 도덕을 함부로 맡긴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생각하면 '어쩌다 이지경까지...'라는 탄식은 목구멍만 맴돈다. 게다가 '엿'도 받지 못했으니 서글프다고 해야겠다.
소설 속의 한 지식인이 있다. 동경에 가 대학까지 마치고 온 이른바 '인텔리'다. 이 지식인은 귀국해 가정을 돌보기는 커녕 주정꾼 노릇만 했다. 이 지식인은 그 이유를 <현 사회가 유위유망(有爲 有望)한 나의 머리를 마비시키지 않으면 안되게 하므로 이것저것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것이니, 내게 술을 권하는 것은 화증도 하이칼라도 아니고 현 조선사회다>고 푸념한다.
지금 이 나라는 일제 치하의 조선 사회와 많이 닮있다. 정권이 전횡과 부패를 일삼고 각 조직이 아부와 무기력에 빠져드는 것이 그것이다. 우리가 사회의 부정과 모순을 알고는 있지만 지난 두 차례의 선거에서 이를 타개할 의지를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뒤늦게 놀라 '촛불'을 들었지만 거대한 세력이 구축한 '명박산성'을 넘지 못하는 현실은 답답하기만 하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삼삼오오 주점에 모여 우리 선수들이 선전하는 모습에 술 한잔 더 권하던 우리의 자화상 그 뒤에는 서글픔이 자리잡고 있다. 야구에서 짜릿한 우승을 엮어내는 광경에 환호하며 쌓였던 '독도울분'을 조금이라도 털어내는 '카타르시스'는 잠시일 뿐, 이내 술 권하는 권력이 강권하는 '준법과 윤리의 잔'을 코를 틀어막고 삼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글에서 '정권의 부조리를 보고 떨쳐 일어나 모순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라는 류의 부추김성 판박이 주장은 하지 않는다. 발을 헛디뎌 무릎이 깨져 봐야 바로 걷고, 정권이 강요하는 쓴잔을 삼켜봐야 바로 판단할까 싶어서다. 차라리 일기에 이명박에게 '준법의 잔'을, 주성영에게 '윤리의 잔'을 권유받고 서글펐다고 쓰자고 권한다. 어떤가. 술 권하는 것보다 낫지 않은가.
출처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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